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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RCH(교회)/SADARI CHURCH(사다리교회)

헌상(헌금)이란 무엇인가?

  존경하는 이승구목사님의 글입니다.

 

이승구교수 /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한 주간의 삶을 드리는 것

교회 공동체가 예배 중에 드리는 헌상에는 첫째로 복음에 대한 온전한 신앙고백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둘째로 우리의 부족함과 잘못 때문에 흠과 죄가 많음을 인정하는 죄고백행위이다. 셋째로 이제 다시금 힘과 용기를 얻어서 우리 자신을 주께서 부탁하시는 일에 온전히 드리겠다는 헌신의 다짐으로 헌상하는 것으로, 이런 것을 모든 교회의 지체와 함께 고백하는 것이므로 헌상은 예배 중에서 행해져야 한다. 이는 헌상이 복음 사건의 결과를 드린다는 의미이며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속이 산출해낸 공동체가 그 전체를 주께 드리는 것임을 말하기에 구속받은 공동체 전체의 경배 가운데서 나타나야만 한다.

 

 

이런 의미에서 헌상 예식은 그것의 참된 의미에 근거해 생각해 볼 때에 교회 공동체의 경배의 가장 상징적인 행위요 경배 전체를 요약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경배는 구속받은 공동체가 창조하시고 구속하신 삼위일체 하나님께 절하며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드리는 일인데, 헌상에서는 이렇게 구속받은 우리들을 온전히 삼위일체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헌상 예식은 예배의 꽃이요 면류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돈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 전혀 아니고, 헌상의 진정한 의미에 비추어 볼 때 우리 자신을 온전히 구속된 자로서 주께 드린다는 의미가 가장 잘 요약되어 나타나는 것이 바로 헌상 예식이다.

 

이렇게 예배와 헌상의 관계를 생각하다 보면 과연 예배 때마다 헌상 예식이 있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제기 될 수 있다. 과거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에서는 그런 점을 강조해서 공예배로 모일 때마다 헌상을 했었고 그것이 예배 순서 중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예배가 아닌 시간, 즉 기도회 시간에나 구역 모임을 하는 시간에 헌금을 한다든지 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예배 중에 헌상하는 것이 한 주간 동안 우리의 삶 전체를 다 담아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일 주일에 한번, 주일 아침 예배 시간에 헌상 예식을 하는 것이 그 의미를 더 잘 드러내는 순서로 의미가 있으리라고 판단된다.

 

바울은 매 주일 첫날에 너희 각 사람이 이를 얻은 대로 저축하여 두어서라고 한다(고전 16:2). 이 말은 각 사람이 매주 첫날에 각자의 집에 저축해 두었다가 후에 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크리소스톰 때부터 있었다. 그러나 바울이 매주일 첫날에라고 표현해 행 20:7이나 계 1:10과 연관될 수 있는 매주 첫 날의 예배를 상기시키는 표현을 하고, 그 뒤에 나오는 내가 갈 때에 연보하지 않게 하라라는 말에 비추어 볼 때, 이는 매주일에 헌상을 하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더구나 2세기에는 분명히 교회가 매주일에 모여 예배하는 중에 헌상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서 주일 저녁이나 오후 예배 시간이 흔히 이루어지는 각 기관이나 전도회 헌신 예배와 그와 관련된 헌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모든 예배는 그 자체가 헌신의 행위이다. 따라서 헌신 예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소지를 주는 것은 별로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그런 시간에 따로 헌금 순서가 있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헌상의 진정한 의미를 손상시키고 오해할 수 있는 여지는 주는 것이 될 것이다.

 

헌상은 주일 아침에 예배당에 들어오기 전부터 시작된다. 일 주간의 삶을 구속받은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는 일 자체가 헌상이다. 그러므로 주일 예배 전에 자신의 삶을 잘 살펴서 다른 성도들과 함께 교회로서 드리려는 준비를 하게 된다. 주일 전 날인 토요일에 준비하여 주일 하루 종일을 하나님께 경배하는 일과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며 봉사하는 일에 드리도록 잘 준비하는 것이 헌상의 준비가 된다. 주일 아침 예배 처소에 모이면서 준비한 헌금을 드리는 것으로 헌상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되면 온전히 자신을 드리는 각각이 모여서 하나로 주께 드릴 준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경배 순서 중에 정한 헌상 시간이 되었을 때 모든 성도들이 헌상송(獻上頌)을 올려 드리는 것으로서 헌상 예식이 시작된다. 우리들은 부족하나 그리스도의 공로에 근거해 우리를 주께 드리오니 하나님의 영광과 나라를 위해 사용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내용을 담은 헌상송을 온 교회가 주께 드리는 것이다. 헌상송이 끝날 때 집사 가운데서 맡은 이들은 온 교회를 대표해서 헌상을 주께 드리는 봉헌을 하는 순서를 가지는 것이 좋다. 봉헌과 함께 예배 인도자가 온 교회를 대표해서 주께서 우리의 헌상을 받아주셔서 주의 뜻을 위해 온 교회를 사용하여 주시기를 기원하는 헌상 기도를 드림으로 헌상 예식이 마쳐지게 된다.

 

이렇게 헌상송, 봉헌 순서, 헌상 기도 모두에서 하나님께 온 교회를 드리니 주께서 교회를 원하시는대로 사용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만이 전체의 주조(主調)를 이루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진전이 우리의 헌상 예식을 주관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