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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주저리주저리)

1년 반의 불체에서 벗어나다

늦은 비자 신청과 추가서류 요청에 불응(?)한 결과는 참담했다.

우리의 서류는 클로징 됐고, 캐나다를 떠나야 된다는 결과를 받았다.


2014년 4월이 비자 만기였고, 미리 에이전트에게 서류를 전했지만, 서류는 4월이 되어서야 이민국에 보내졌다.


또한, 7월이 지나도 비자가 나오지 않아 답답한 현실에 직접 이민국에 전화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마지막 레터를 보냇다는 것.

하지만, 에이전트는 받은바가 없다고만 하고...


결국 10여차례 이민국과의 통화 가운데 2014년 12월. 다시 받은 레터는 캐나다를 나가라는 것...

청천병력이었다.


12월 25일 연휴가 지나서 알아봤는데... 하루 차이로 재신청 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는 것!!!

이제 남은 방법은 법원에 이의 신청으로 변호사 통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 했다.


유명하다는 이민 업무를 보는 곳들마다 전화를 해 봤다. 그들이 하는 대답은 간단했다.

"더 이상 비자를 받을 수 없다. 한국 나가서 받아도 힘들 것이다."


12월 연휴가 지나고, 다시 1월 연휴가 찾아 오지만 우리의 마음은 바빴다. 결국 변호사를 샀고, 소송을 준비했다.


소송의 요지는 '에이전트가 이민국에서 요청한 추가 서류를 엉뚱한 이메일 주소(회신 안된다고 써 있는 주소)에 E-mail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어쨌든 보냈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이메일 내용이었다.


결국 지난 7월에 소송마저 졌다는 연락을 받았고, 마지막 레터를 받았다.


"나가라"


하지만 이 마저도 아내가 중요하지 않게 여기고 나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1달이 지나서야 일을 하는데 전화해서는 "중요한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가 폭발하려는 순간... 결국 이 모든 것은 우리가 해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그렇다. 지금까지 이렇게 끌고 온 것은 그분의 계획이었으리라. 그러니 그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차분차분 하나님을 믿고 풀어 나가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8일 저녁 대 장정의 길에 올랐다.


피곤했던 탓일까? 걱정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걱정이 된 탓일까? 입술이 부르텄으니 말이다...


일을 마치고 서류를 준비하고 국경을 넘기로 했다. 모두가 만류했다. 다시 못올 것이다.

하지만 "비자는 이민관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출발했다.



[한산한 이민국 그리고, 그저 신난 캐네디언 시온이]


7시 반이 되어 출발. 9시쯤 도착한 국경은 한가했다.

나의 계획은 10시까지 3년짜리 비자를 받아 10시에 다시 출발해서 12시 안에 집에 도착하는 것.


우리의 여권을 받아 든 이민관은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기도 하고 컴퓨터로 무엇을 계속해서 찾지만 찾지 못하는 표정, 그리고 서너명을 불러 비자를 들고 설명하면서 고개를 흔드는...


결국, 마지막 비자를 건네 받은 이민관이 아내가 시온이 기저귀를 갈러 간 사이 나를 불렀다.

"꼭 이럴때 부르더라"...ㅜㅜ

그녀에게 다가가자 묻는 말... "왜 왔어?" "비자 갱신하러"

"너희는 여기 있으면 안돼. 너흰 2015년 1월에 너희 나라로 돌아가야 했어. 근데 왜 여기 있지?"

짧은 영어로 대답하기도 힘들지만, 막막했다. 하지만 무조건 여권 신청 서류들을 들이 밀었다. 그리고...

"난 영어가 짧아. 아내가 영어를 잘 하니 조금만 기다려줘" 그랬더니 알았다고 가서 기다리랜다.


아내가 왔지만, 다시 부르지 않고, 또 다시 자기네들끼리 회의 비슷하게 한다.

단지 우리의 여권만을 가지고... 아직 비자 신청 서류는 들여다 보지도 않는다.


30여분이 지나서야 나와 아내를 불렀다. 그 때 든 생각... "주겠구나."

또 다시 반복된 질문. "우리는 너희가 지난 1월에 나가라는 편지를 보냈는데 왜 여기 있지?"


말문이 막힌 아내 대신, 난 소송을 했던 서류를 건넸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우린 이런거 상관 없어. 너흰 1월에 너희 나라로 가야됐어."

하지만 쫄지 않고 계속해서 보내라 할때 보냈다는 이메일의 기록을 도 다시 들이 밀었다.

근데 이 이민관 그것을 조목조목 읽어 본다. "됐다~" 가능성이 보였다.


그럼에도 나갔어야 된다는 말과, 너희들 지금 이 신분으로 이곳에 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기나 하냐는 말, 만약 너희 신분이 노출 되었을 때 나쁜 사람들이 너희에게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는 말...

절대로 너희는 여기 와서는 안되었다는 말...


그런데 그녀가 "아이들도 많은데 너희들 캐나다에서 살아야 되지 않겠어?(싱긋)"  '헉;;;;'

비자를 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하는 말이 다음에는 절대로 여기로 오지 말라고 한다.

와서도 안되고 이렇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결국 계획대로 3년짜리를 받았고, 내 계획한 10시보다 44분이 지체된 10시44분에 비자를 받고 이민국을 나왔다.


오면서 생각하니 참 황당하기도 했겠다. 1년 반 동안 불체로 살았던 놈이, 아이들 넷이나 델구 와서는 비자 달라고 했으니... 강제 출국 당하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주변인들의 후문이다...


결국 우리의 서류를 맡았던(도와주었던) 분도 그 소식을 듣고 오히려 고맙다고 한다. 잘못됐어도 싫은 소리 한번 안해줘서 고맙고, 자기의 큰 짐을 덜어 줘서 고맙다고. 정말 서류들고 나간다고 할 때는 가지 못하게 붙잡고 싶었다고, 도저히 상식으로는 안되는 상황을 한다니...

하긴... 마지막 출발할 때 하신 말씀이 "목사님~ 이건 도대체 배짱도 아니고 뭐예요? 가지 마세요."


"비자는 하나님이 주시는 겁니다." 그 말이 맞다고 하신다.


당연히 맞지요. 모든 걸 하나님이 하십니다....